전쟁이나 국가 재난 때 중앙정부와 각 기관을 연결하는 국가지도통신망이 일부 성능에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.
정확한 명령 하달을 돕는 핵심 기기에서 오류가 발견된 건데, 납품 업체의 시험 성적서를 YTN이 입수했습니다.
박기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.
[기자]
북한은 지난 2017년 9월, 6차 핵실험 뒤 전자기펄스, EMP탄이 준비됐다고 발표했습니다.
[조선중앙TV (지난 2017년 9월) : (수소탄은)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….]
만약 전자기펄스 공격이 이뤄진다면 지상의 모든 전자·통신기기는 내부 회로가 타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됩니다.
이때 정부가 군사작전과 피난 조치 등에 쓸 비상수단이 바로 국가지도통신망입니다.
위성을 이용해 평시 군사작전뿐 아니라 유사시에 중앙정부와 군, 지자체 등 80여 개 기관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인프라입니다.
운영은 KT가 20년 넘게 맡고 있습니다.
정확한 명령과 보고 전달이 생명인데, 오히려 위기를 키울 수 있다는 문제점이 최근 발견됐습니다.
KT는 올해 초 전쟁, 재난 등으로 데이터가 폭주할 때도 안정된 속도로 통신이 이뤄지게 하는 광역통신망 가속기 입찰을 진행했고, A 사가 최종 낙찰됐습니다.
YTN이 입수한 A 사의 광역통신망 가속기 성능시험서입니다.
주요 명령이 전달되는 안보 팩스를 보냈더니 10장 가운데 반 장이 백지로 나왔다고 기록됐습니다.
문장이 사라진 경우도 있었습니다.
명령 전송에 일부 오류가 난 겁니다.
[광역통신망 가속기 업계 관계자 : 전시 상황이라든지 재난 상황에서 사용하는 망이다 보니까 트래픽이 폭주했을 때도 망 생존성을 보장해줘야 합니다. 거기에 제일 중요한 부분이 WAN(광역통신망) 가속기 부분이고요. 명령문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면 그것은 불량 제품인 겁니다.]
시험 항목 가운데 하나인 화상 회의의 경우, 데이터 손실 보완율이 경쟁사보다도 80% 가까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
또, 데이터가 폭주할 경우를 대비해 더 가혹한 조건을 줬더니 오류도 더 커졌습니다.
한 치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는 군사작전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.
[전인범 / 전 장군 : 있을 수가 없는 일이죠. 공격해야 하는데 공격을 못 한다든지 여러 개의 부대와 요소들... (중략)
YTN 박기완 (parkkw0616@ytn.co.kr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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